길 위에서
사슴바위의 꿈 본문
■ 유산(遊山) 2
사슴을 타고 나린 흰 눈썹의 산신
사슴바위의 꿈
고양 노고산 독재동(篤才洞) 지붕바위 앞 너럭바위(石亭)에서 바라다 보이는 바위가 양 귀를 쫑긋한 채 엎드려 있는 사슴 같다. 미수 허목을 기억하고 이곳을 찾은 이시선이 그의 유풍을 남기고자 ‘사슴바위(石鹿)’라 새겼고, 이후 언제고 추사의 “夢齋”글을 더했겠다.
"금상 9년 여름에 소명(召命)을 받고 고양에 이르러서 병으로 사직하고 고봉(高峯)의 죽원(竹院)에서 머물다가 5일 만에 서산(西山)에 이르러 주인과 함께 독재동(篤才洞)의 계곡에서 놀았다. 위에는 작은 폭포가 있고, 그 아래 돌이 깎아지른 듯 가파르고 물이 떨어지는 곳에 또 두 그루의 소나무가 있는데, 그 사이를 손으로 가리키면서,
‘저곳에는 집을 지을 만하고, 저곳에는 밭을 일굴 만하며, 저곳은 목욕을 할 만하고, 저곳은 놀 만하다.’
하였다." - 許穆 · 조순희 (역), 〈高陽山水記〉, 《記言》, 한국고전종합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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